좋아하는 영화 감독이 있나요
질문을 바꿔볼까요
영혼이 같이 공명하기 싫은데 영화를 낼 때마다 미친 천재성으로 족족 내 취향을 혹은 그 이상을 스트라이크로 때려 버리는
그래서 사람을 화나게하는 영화 감독이 있나요
저는 둘 있습니다
1. 크리스토퍼 놀란
2. 봉준호
오늘 봉준호의 신작 미키 17을 리뷰해볼게요
이전에 본 봉준호 작품
# 영화_호불호
1. 괴물 - 호
2. 설국열차 - 호
3. 기생충 - 호
저를 산타클로스로 만드는 감독입니다
아니 좋아하진 않고요(중요)
영화를 그렇게 잘 알지도 좋아하지도 못해도 한국에서 좀 살아봤으면 아는 한국 영화 감독이 둘 있습니다
박찬욱과 봉준호죠
저는 절대적 봉준호 파인데요

부산 출신이라 그런가 봉준호 게 좀 덜 부담스러웠습니다
박찬욱씨는...영화는 잘 만드는 데 뭐라해야하지 영화를 보는 내내 고급 회 코스요리에 회와 같이 나오는 파슬리를 으적.으적. 씹어 먹는 느낌이에요 분명 아름답고 먹을 건 맞는데 이게 맞나...하는 느낌(박찬욱이 틀렸다는 말 x 그와 나의 코드가 상당히 다름 o)
봉준호씨는...뭔가 구수~해서 그게 좀 마음이 편하더라고요
그리고 그거 아시죠
같은 걸 좋아하는 것보다 싫어하는 게 더 호감이고 그런 거
저는 그걸 봉준호 작품을 볼 때마다 느꼈어요

그래서 저는...봉준호씨 영화는 보는 족족 호평이었습니다
미키 17

아니 그래서 봉보로봉봉봉이 돌아왔다는 소식에 + 애인이랑 왠일로 의견의 합치가 맞아 이 영화를 보고 왔습니다
제 별점은요
3.5/5
제가 위에서 빼먹고 말을 안 했는데요
제가 본 봉준호 감독 작품은 제 내적 평가로 모두 3.5 이상 4.0 이하의 점수였습니다
하...이게요 이번 작품이 참
모르겠어요
모르겠는 이유가...아니 이걸 스포한 게 윤石열 당선 이후 방송된 모든 뉴스라면 믿겠습니까?
이하 스포주의
제가 윤石열과 도람푸, 김gun희, 탈모를 받아들인 안농운을 SF 버전으로 보는 게 맞나요?
아니 윤石열과 도람푸 이걸 어떻게 줄이지 둘 다 각기각색으로 등신들이라 줄이지도 못 하겠네
정말 보고 나서 심정이 복잡했어요
일단 우리의 SF 윤럼푸, 마셜의 근원은 도람푸 같았어요(실제로는 과거 역사에서 레퍼런스를 찾았다고 합니당)
형편 없고
인간이 생존에 가장 유리할 수 있었던 이유를 고작 혐오에 쓰는 등신인데
하필 돈과 권력까지 있어서 인류에 엄청난 해악을 끼치고...
그가 숨만 쉬어도 열성적인 지지자들...(세상엔 쓸모 없는 사랑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적합한 예시죠)
그런데 제가 윤정권을 안 겪었으면 이 영화가 좀 더 재밌었을 지 모릅니다

북미 등신과 남한 등신의 가장 큰 차이점! 바로 김gun희가 영화에 일파라는 이름으로 구현되어 있습니다
마셜의 뒤에 찰싹 붙어서 말 하는 것 하나하나 교정을 하고, 의도한 바로 유도를 하고요
이 부부 다 크리스천(negative)이에요 뻑하면 교회 타령함 퀴어혐도 함 아주그냥 🍆🍆임 그렇게 좋으면 먼저 하느님이나 만났으면 좋겠음

위 그림처럼 마셜이 무언갈 공적으로 얘기하려 하면 일파가 마셜과 같은 시선을 공유하면서 말을 가로채기도 하고 보태기도 합니다
그나마 이 둘은 이제...좀 과장되고? 그래서 캐릭터란 느낌이 나는데
영피프티인 안농운씨는 이제 권력자 옆에서 시중 들고, 입에 발린 말만 합니다
이제 그가 맨날 팬층 삼고 싶어서 뉴스에서 부르는 2030으로서,
그리고 택도 없는 게 외모로 언플하는 것이 진짜 개빡치는 남미새로서,
볼 때마다 노여움을 거둘 수가 없군요...
사실 현실 안농운씨의 문제는 역겨운 마인드! 머리카락도 도망갈 말뽄새!
뭐 선한 행동이라도 해야 위선자라 하지 얘는 걍 위자임 입만 열면 구라핑
다행히도 우리 가상 안농운 씨는 조연이라서 대사도 좀 적어요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런 권력층이 권력을 더 끌어안기 위해 만든 탐욕스러운 세계 니플헤임에 우리 미키 반스는 좃뺑이를 칩니다
죽음으로요
미키 17이라는 이름에서, 17의 의미는 죽은 횟수를 뜻하는데요
동시에 그가 프린트 된 횟수도 됩니다
미키는 왜 피로 새겨지는 좃뺑이를 치게 되었을까요?
우리 프톨라테리아 미키 반스는 친구의 '마카롱이 햄버거보다 더 인기 많은 세상이 온다'라는 말에
홀라당 사채를 써서 가게를 차리고 망합니다. 얼마나 망했는 지 관객들은 그 가게 외형도 못봐요
하필 사채를 쓴 곳도...가진 게 너무 많아서~즐거운 건 전기톱으로 사람 죽이는 것 외에 낙이 없는 놈에게 썼어요
그래서 지구에서는 도망을 못 쳐서 우주로 칩니다
미키가 멍청해 보이시나요
아니면 안타까워보이시나요
저는 초반 미키가 왜 여기까지 왔는 지와 그가 어떤 좃뺑이를 쳤는지 내내 보여주면서 이런 생각을 했어요
"배역이 로버트 패틴슨이라는 이유와 그의 결과 보고서가 시체인 것 외에는 노동자's talk에서 들을만한 내용들인디"
봉준호가 마침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을 했다고 합니다
“미키가 화력발전소 컨베이어벨트에서 목숨을 잃은 청년이나 구의역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사고를 당한 청년과 다른 존재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불행한 산재 사고가 나도 현실에서 같은 일은 유지되고 인간이 계속 교체될 뿐이죠.”
(봉준호 “미키, 화력발전소·구의역에서 숨진 청년과 다르지 않아”, 한겨레)

미키가 '표면적으로만' 교체되지 않는 상황에서, 과연 우리는 정말로 미키 반스를 본 적이 없었을까요?
그럼 반대로 말해봅시다
조금 더 소극적이고 순한 '일상적인' 캐릭터, 미키 반스는 어떻게 이 영화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을까요
결국 미키 17은 '내'가 '나'를 구하는 이야기더라고요
똑똑하고 자신을 가장 위해주는 나샤도, 슬픔과 위로를 함께 나누는 카이도, 힘이 있는 그 누구도 아닌,
미키17을 구한 것은 미키18이었습니다
미키는 어릴 적 차의 빨간 버튼을 잘못 눌러 사고를 일으켰고, 이에 대한 죄책감을 아이러니하게도 처음에 미키(17)를 죽이려 든 미키(18)가 덜어주었습니다.
미키(18)는 더 나아가 미키를 위협할 사람들과 직접 싸우고 처단합니다. 그게 자신이더라도요.
미키는 다른 자신과 함께 조금 더 성장하고, 18을, 그리고 어쩌면 더 많이 생겼을 이후의 미키들과 이별함으로써
비로소 '미키 반스'가 됩니다
그리고 미키가 17인 이유
그 후 18이 죽고난 후에야 미키 17은 완전한 독립이 가능한 숫자...19가 되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 후의 숫자는 없으니까 더 많은 미키가 될 수 있다고 저는 이해했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메세지지 않나요
그래서 이 영화를 좀 사랑하게 된 거 같아요 메세지가 아름답잖아요
물론 글로 바로 직면하면 음...글쿤용...그런 생각이시군용...하고 말지만
역시 어떤 매체에서 가상의 인물이 좃뺑이를 치고 그로 인해 얻은 메세지는 훨씬 더 아름다운 법이죠
대충 메세지를 위한 오마카세 코스같고 그런 겁니다 입맛에 안 맞는 건 별개의 문제이구...(적어도 감독 입맛에는 맞을테니)
그리고 로버트 패틴슨이 연기를 정말 잘했어요
봉준호 감독이 말했듯이 미키 17, 18 이 둘만이 아니라 로버트 패틴슨의 연기로 4명, 5명의 미키가 보였습니다
미키 17과 18은 그 짧은 시간에도 계속 성장을 해요
그 성장 전 후, 그러면서 달라지는 모습들이 다채로웠습니다
미키 18이 처음에는 17을 죽이려 달려들고 관객 대신 화내 주는 느낌이 들 정도로 불도저였는데요
동시에 미키 17이 모욕 당한 순간을 듣고 화나서 달려 나가기도 하고(그러다 감옥에 갇혔지만)
미키 17이 죽을 뻔한 순간에 나샤와 손발 합을 맞춰서 17을 구하기도 하고요(그러다 다같이 끌려가지만)
어떤 인터뷰에서 봤듯이 미키 18은 어느순간 미키 17의 보호자처럼 행동합니다(그러다 자기도 죽기도 함)
물론 시국이 시국이니까 처음에는 정치적인 요소에 집중하게 되었는데...
후기 보고 인터뷰 보고 하니까 결국 미키 반스가 주인공일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 한편 우리의 독재자들보다 뛰어난 생명체도 등장해요. <미키 17>의 크리퍼들은 볼모로 잡힌 종족을 되찾으려 할 때조차 우주선 주위를 감싸고 돌면서 비폭력 시위를 고수하고, 서로 공평한 선에서 더이상 타협 불가능한 외교적 협상안을 제시하죠. 아름다웠습니다.
네, 마마 크리퍼가 아주 뛰어난 정치가예요. 진짜 무슨 다수당 원내대표를 할 만한 체급 아니겠어요? 품격을 잃지 않으면서도 뛰어난 협상의 결과를 이끌죠. <미키 17>엔 두 개의 커뮤니티가 있어요. 마셜이 이끄는 인간 그룹과 마마 크리퍼의 비인간 그룹입니다. 한쪽은 미키라는 복제인간을 반복적으로 죽이는 방식으로 무자비하게 나아가는데 다른 한쪽은 베이비 크리퍼 하나가 죽을 위기에 처하자 그 하나를 살리기 위해서 모두 뛰쳐나오죠. 저는 <미키 17>의 벌판이 무엇보다 이 대조를 위해 쓰였으면 했어요.
[인터뷰] ‘그 벌판에서 우리가 되찾는 것은’, <미키 17> 봉준호 감독 베를린국제영화제 인터뷰, 씨네 21 일부
사실 크리퍼 처음 봤을 때 감상
옥자도 그렇고 괴물도 그렇고 봉감독님 취향이 주댕이 긴 동물인가요...함
특히 얘네가 화냈을 때 입 쫙 벌리는 데서 괴물이 정말정말 더 생각남...입안의 입이라는 구조에서요
우리 크리퍼는 귀엽지 않아요
아니 객관적으로 보세요 봉감독님 귀엽진 않아요 봉제인형이 귀여운 건 크리퍼 밑부분이 자세히 구현되지 않아서에요
행동은...좀 귀엽긴 함(베이비 크리퍼만)
니플헤임의 어원을 찾아보니 북유럽 신화의 안개의 땅이라고 하네요
크리퍼는 인외긴 하지 사실 니플헤임의 토착민이죠 원래 자신들의 문명을 이끌고 사는 애들이고...
인간보다 훨씬 나음...물론 해서도 안되는 비교긴 함...
뛰어난 과학기술 문명을 이뤘으나 생명체인 미키를 도구로만 취급하고, 사고사로 죽은 이를 '귀한 가임기 여성'이라고 하고, 카이를 자궁으로 보는 마셜 부부와 달리
과학기술이 발달하지 않았지만 모두가 한 베이비 크리퍼가 죽음에 분노해서 나타나고, 준코가 죽을 위기에 처하자 다같이 비행선 앞으로 모입니다
누가 더 나을까요 이걸 질문까지 해야하는지가 의문이지만...
안타깝게도 지금 우리는 전자인 거 같네요
비록 후자를 추구하고 이를 위해 투쟁하는 이들도 꾸준히 있지만 말이죠
고로 저는 멜론 일스크가 개짱납니다 세상엔 짜증나는 이가 너무 많군요 근데 다 권력자인 게 비극일 뿐(알빠임?이긴 함)
+)
애인이 영화가 끝나고
"소스가 무엇을 뜻하는 걸까?"하고 물어봤어요
이제 영화에서는 일파가 계속 소스를 중시합니다
그래서 새로운 소스를 위해 크리퍼의 꼬리를 미키 17과 18에게 각각 100개씩 잘라오라 하기도 해요
저는 그걸 권력의 특권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다른 인물들은 그냥 쓰레기를 재생산 한 걸, 칼로리 딱딱 맞춰서 먹는데 마셜과 일파는 소스가 중요하다며 지구에서 먹던 음식으로 미식을 추구하고 있었거든요
그리고 크리퍼를 탄압하려는 과정에서도 소스의 내용이 빠지지않고 들어가기에 중국의 홍차와 인도의 후추가 생각이 났었습니다
애인은 반대로 소스가 영어로 원천이란 뜻도 있으니 그걸 말하는 건가 하더라고요
여러분은 소스가 무엇일 거라 생각하나요?
불호였던 것
왜 일파 특검을 안했나요
마셜이야 뭐 디비졌으니까 넘어간다 쳐
근데 일파가 비선실세인 건? 맞지 않앗나...
일파가 마셜 사망 다음날 자살했다고 나오긴 하지만 썩 맘에 드는 결론은 아니었습니다
503 아버지가 총 맞고 전ㄷ환 자연사하고 독재자들이 벌을 안 받은 곳에서 비선실세 김gun희가 특검을 받지 않고 있고 윤石이 계엄을 때려버리고 전ㄷ환 사위가 내란동조하고 시발 머이리 많아 무튼 이런 국가에 실시간으로 살고있는 국민으로서...
물론 만든 시기 상 그럴 수 있다고 감안은 했습니다
2021년도에 시나리오를 썼습니다.
2022년에 런던에서 촬영을 마쳤고요.
2024년 이전에 완성됐다는 걸 알아주시길 바랍니다.
- 봉준호
봉준호씨가 했던 말 중에...2시간 반 동안 휴대폰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박진감이 넘치는 걸 목표로 한다는 문구가 있었는데
그 정도는 아니었어요
아마 영화관에서 보지 않았다면 카이가 막은 미키와 나샤의 쓰리썸 그 부근에서 일시정지 눌러놓고 기다렸을 거 같습니다...
이전 작품들이 좋았던 건 비교적 늘어지는 부분이 없어서였는데 미키 17은 이야기가 꽉꽉 들어찼지만 미묘하게 늘어지는 구간이 있었습니다

하 이건 불호보다 웃겼던 건데
다 보고 내려가는 엘레베이터에서 뒤에 아저씨가
봉준호는 원래 LGBTQ 좋아해...
봉준호는 PC 좋아하잖아...
봉준호는 원래 좌파야...
하는 데 이게 왜 그렇게 웃겼는 지
맞아요 카이에게 퀴어 코드가 분명 있었고요
그걸 카이가 직접적으로 말하려다가 마셜 부부가 ccm을 크게 부름으로써 막았고
후반에 다른 여자가 카이 어깨에 기대는 장면은 사실 우리나라에선 시헤들도 서로 자주해서ㅋ큐ㅠㅠ되게 퀴어 코드가 순했거든요
저 아저씨의 한탄 덕에 더 진해진 거 같아 웃겼습니다
마무리
지금 쓰면서 기억미화 되어가지고
음 한번 더 볼까~싶긴 합니다
한 번 볼 만한 영화기는 합니다
개인적인 평이고 정말 영화 알못이니까! 그냥 재미로만 봐주세요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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