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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안녕
별로 안 되는 이 블로그 글에, 내도록 반복한 말이 있는데요
대충 제 글의 휘발성이 높기를 염원하는 내용이 많았어요~ 이유는 오블완 1에서 얘기해서 생략하겠습니다
이 추운 12월...마지막을 맞이하고 시작을 앞둔 이 애매한 시기에 가장 많이 오는 것은
아무래도 존재통입니다
나는 무엇을 했는가...발전...이나 했는가...열심히 살았는가...시간을 버리진 않았는가...앞으로 더 잘할 수 있을까...
수도 없는 자기 혐오와 번뇌와 후회가 머릿 속에 가득 차는 시기라네요
저도 그랬습니다
2024년 12월 3일 10시 30분 전까지는요
말하기 앞서, 저는 제 의견을 좀 사리는 편인데요...
아마 이걸 읽자마자 제 지인들은 물음표부터 띄우시겠죠 님들은 편해서 말한 거에요 영광으로 아세요
상당히 의견을 사리는 편입니다
그래서 탈도 났었고요
스트레스성 위염을 주기적으로 달고 살아요
그래도 할 말은 또 다하긴 한데 한...30퍼만 말하는 거 같아요 저는 그렇게 느낍니다. 저는. 알겠나요 반박 준비중인 나의 지인이자 적들아.
무튼 12월 3일 이후
KBS(개백수)인 저는 국회에 시위 전형으로 취직한 거 같답니다
우리 친구들의 성원에 힘 입어 갈 때마다 다른 친구들과 함께 가고 있어요
일도 손에 안 잡히고 같은 목소리를 내는 것이 얼마나 도움이 되던지요
(보시다시피 저번 글보다 훨씬 밝죠? 시위의 효능입니다 사실 화나서 우울감이 잊혀진 것도 있어요~)
이렇게 반복적으로 가다보니 순환이 생겼습니다
친구들이 연락함 -> 같이 감 -> 다른 친구들이 나 처음인데 같이 가보자 함 -> 같이 감 -> 그럼 이제 다른 친구들이 더보기
친구들이 많다기보단 법적 여성인 친구들이 많다네요
그리고 이 시국을 맞이하고 새삼스레 알게된 게 있는데요
끼리끼리라고 왜케 제 주위에 시위 경력직들이 많은지
그것대로 웃기더라고요...
지금 적는 이 순간 까지도 이렇게 나불거려도 되나? 싶긴 합니다
어쨌든 공적 영역에서 나불거리고 있으니까...
근데 시위 이후...걍 입이 열렸어요
의견을 좀 덜 사리게 되었습니다
글쎄요 입을 닫고 있던 영역이 정치랑 관련이 깊어서였는지, 아니면 같은 뜻인 사람들을 근래 많이 보게 돼서 힘을 얻은 건진 모르겠으나
그래도 제가 특정될 수 있는 곳에서는 사진만 올리고, 그 외의 곳에서는 이렇게 말을 하고 있답니다
여기도 특정될 거 같아서 걱정은 되네요 계속 왔다갔다 하면서 제 블로그 글을 보고 있어요
전공 특성 상 노트북은 곧 한 몸입니다
그래서 학교를 다닐 때도 학원을 다닐 때도 같은 전공이었던 친구들은 서로의 비밀스런 SNS와 넷상 흑역사를 탈탈 털었습니다
이 블로그도 털릴 수 있을 거 같네요 아무래도 이게 사람이 숨긴다 해도 본인 지문이나 행동 양식은 어디나 있으니까요
그래도 하늘을 한 점 우러러 부끄럼은 없습니다
하늘도 모기에 분노하고 사방팔방 돌아다니고 사건사고 몰고 다니는 스릴러 매니아의 뻘글 따위 보고싶지 않을 거에요
근무 시간이라는 저주에 갇힌 제 친구들만 좀 보겠죠
하하
보고있니 친구들아?
그래도 이 모든 상황이 빨리 끝났으면 합니다
일이 손에 안 잡혀요
지금 꽤 텐션도 높고~밝아 보이는데 정작 이거 끄면 다시 뉴스를 볼 거 같아요
어제 약속으로 뉴스를 잠시 못 봤는데 따라잡기가 어렵더라고요
제 유튜브는 이미 뉴스가 점령했습니다
일상을 다시 살고 싶네요
저 이렇게 1호선 광인이지는 않았는데
변두리 장르없는 오타쿠로 회귀하여 인생(인터넷 생활)이나 살고 싶다네요
삶에 대한 회한은...지금도 있고 상당히 큰 고통인 거 같아서 그건 좀 괴롭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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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 나가면 사람들이 참 다정해요
무료 나눔 받으러 가면 다들 반갑게 맞아주시고 춥지 않냐고 걱정해주십니다
너무 많이 받아서 감사하다고 하면 외려 본인들이 감사하다 하십니다
소녀들이 계속 먹을 걸 챙겨줘요
평소에는 밖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무지개 깃발들도 반갑습니다
어른 분들도 굉장히 친근하게 말 걸어주세요
얼마 전에 밤에 국회를 한 바퀴 돌았어요
우리 장녀들이 결국 참지 못하고 이곳까지 뛰쳐나왔는데 에너지원 보충 후 한 번 더 돌고 인력이 필요한 곳이 없는 지 보자는 취지였습니다
내내 그 이야길 했어요
내 인생에 국회를 한 바퀴 돌 일이 있을 줄 알았겠냐고
그만큼 신기한 경관도 많이 봤습니다
2문 앞에서 응원봉으로 릴스 찍던 소녀들...
그리고 같이 하던 남자분은 영 어려워하시는 눈치였습니다
옆에 있던 사람들이 계속 알려줬어요
국회의장이 담 넘어간 곳을 포함해서 전반적으로 담을 보고 친구들이 어떻게 여길 넘었나 하더라고요
너네 정말 어릴 때 담 넘어본 적 없냐는 말이 튀어나왔습니다
무슨 도둑 경력직 된 거 같더라고요
인천 버스!가 있었습니다
나중에야 알게됐지만 SNS에서 말하길 디자인이 꽤 옛날 것이라 아마 개인 소유로 추정된다더라고요
저는 버스 쪽 노조 분이신 줄 알았습니다 이게 노조의 기개다! 하고 있었거든요
무튼 거기 버스 빠방하게 빛이랑 히터 틀어놓으신 듯 했습니다 사방에 천으로 된 피켓이 감싸져있으나
중간에는 언제든지 쉬고 가라는 팻말이 있었습니다
고스톱 치는 팀이 있더라고요
옆에 휠체어 타신 분도 계셨는데 즐거워보이셨습니다
훈수를 두고 있으셨던 걸까요
지나가던 도중 어떤 소녀들이 저희에게 화이팅~해주셨습니다
그게 요상하게 힘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저희도 그 이후로 불침번 분들 보일 때마다 화이팅~하고 갔습니다
사람들이 밝게 웃어주면서 답해주시고, 핫팩 있냐고 물어보시고, 과자도 챙겨주시고 그러셨습니다
받은 과자도 초코파이 정(情)이라 더 따땃했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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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친위 쿠데타가 성공했으면 이런 글도 못 적었겠죠
만일 후일에 또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글을 보고 곤혹을 치를 수도 있을 겁니다
저는 오늘도 시위에 나갑니다
12.11 2차 탄핵소추안 발의 날이거든요
같이 가는 친구는 반차 쓰고 온다고 합니다
갔다올게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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