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8 천 개의 목격자 - 황민구 요즘에 나는 최근 내 전공에 대한 회의를 느꼈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좋지 못한 시장과 상황, 그리고 주변에 '진짜'들을 보면서 차근차근 자신감을 잃어갔다. 스스로는 호기심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내 전공에 한해서는 호기심이 없다. 무언갈 하고자 하는 욕구가 계속 떠오르지 않았고, 여러 발표를 들어도 수긍을 할 뿐 별다른 의문점이 떠오르진 않았다. 이것을 단순히 실력 문제로 보기엔, 일하는 모습을 봐서는 성격인가 싶기도 하다. 후에 들어온 인턴 분이 나와 팀이 만든 제품을 보고 너무 기획 친화적이라고 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그럼 두번째 의문이 생긴다. 이 성격이 과연 이 전공과 맞는 것일까? 예전에는 이 전공을 단순히, 내가 평생 좋아하지 못할 것이기에 선택했다. 좋아하는 일을 택하고 그것을 애증.. 2024. 11. 27. 오늘도 양 조절에 실패했다 60 1인 가구로써 살면서 꼭 필요한 능력이 두 가지 있다. 첫째는 양 조절이요, 둘 째는 몇 끼니를 똑같이 떼워도 물리지 않을 수 있는 능력이다. 그래, 나 둘 다 못 한다. 이전에 비건 감자탕 레시피보고 홀려서 말린 시래기를 덥썩 샀는데, 물에 넣고 불려보니 족히 6인분은 나왔다. 소분해서 친구 주고 해결한 사례가 있었다. 그것 뿐이랴, 본가에서 요리를 하는 데에 항상 초점이 맞춰져 기본적으로 4인분 분량을 만든다. 이제 여기에, 한 명당 1인분 씩이면 배가 차나! 하는 한국인의 마음가짐과 함께. 자, 방금 비슷한 일이 또 벌어졌다. 마침 간 마트에서 시금치 한 단에 2천원이라는 방송이 들렸다. 시금치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마침 크림 파스타가 먹고 싶었기 때문에 더욱 좋은 기회였다. 그래, 어차피 .. 2024. 11. 26. 아-무것도 하기 싫어. 57 인생이 재밌지 않냐는 말을 마지막으로, 나는 일생일대 노잼의 하루를 마주했다.별 일은 아니고...그냥 정말 별 일이 없다. 그저 하루종일 기분이 안 좋을 뿐이다. 일어나서 지금까지, 해가 뜨고 질 때까지, 느즈막한 아점을 먹고 저녁을 먹은 후 야식을 고대하는 이 순간까지 말이다.설상가상으로 오늘 해치워야 할 일도 둘이나 있다.간신히 무거운 몸을 이끌고 카페를 오긴 했건만...영 풀리지 않아 이 기분을 글로나마 배설해본다. 58 나는 단 한번도, 내가, 예민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의심해본 적조차 없다. 운이 좋게 몸은 좀 건강하게 타고 났건만 1년에 한번은 스트레스성 위염을 앓는다. 주기적으로 병원을 여러 곳 돌아다녀야할 때도 있다. 나를 처음 보는 의사들은 지치고 노련한 기색으로 말한다... 2024. 11. 22. 인생 이벤트 과다 사건 51 오늘, 간만에 나왔더니 이벤트가 연달아 발생했다. 52 간신히 눈을 떴다. 이럴 때는 폰을 보는 것이 좋다. 전자파가 1차로 눈에 때려 박히고, 비관과 비탄에 가득찬 뉴스들이 2차로 뇌에 때려 박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은 좀 달랐다. 친구의 절규가 화면에 크게 박혀있었다. 내용인 즉슨 이랬다. 중요한 무언가가 자신의 집에 있는데, 영 혼자 갔다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마침 내가 지금 출발하면 딱 정해진 시간에 도착할 수 있었다. 금방 갔다가 집에 갈 생각으로 씻지도 않고 비척비척 문을 나섰다. 무사히 친구의 퀘스트를 마무리했다. 나는 그때까지만 해도 오늘이 평탄할 줄 알았다. 53 간만에 간 자취방은 나를 전혀 반기지 않았다. 도어락의 낯선 소리와 .. 2024. 11. 20. 이전 1 2 3 4 5 6 7 다음